2008년 7월 24일 목요일

이와테 지진 순간진동 日 역대 최대 기록

<이와테 지진 순간진동 日 역대 최대 기록>
산간 초토화에도 초반 신속대응 인명피해 최소화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지난 14일 오전 일본 동북부 이와테(岩手)현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으로 인한 진동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원에서 가장 가까운 이와테현 이치노세키(一關)시내의 관측지점에서 진동의 순간적인 강도의 지표인 '최대 가속도'가 4천22 gal(중력가속도 단위, 1gal=0.01㎨)을 기록했다.

   일본내 지진에서 4천 gal을 넘는 가속도가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기록은 2004년 10월 니가타(新潟)현 주에쓰(中越)지진에서 관측됐던 2천515.4 gal였다.

   가속도는 상하, 수평 방향으로의 지반의 움직임을 토대로 계산된다. 방재과학기술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수평 방향보다는 상하의 움직임이 심했다.

   이번 지진은 단층이 상하로 어긋나는 역단층형으로, 관측점이 진원지 인근이어서 단층이 상하로 심하게 움직인데 따라 높은 가속도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지진의 규모가 상당했음에도 16일 오전 현재 사망 9명, 실종 13명으로 중국 쓰촨(四川)지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명 피해가 적은 것은 건물 등의 내진 설계와 함께 지진 발생 이후 산간 지역에 대한 신속한 구조활동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14일 미야기(宮城)현에 설치된 '헬기 운항 조정회의'에는 지진 발생 2시간 후 현과 센다이(仙台)시, 미야기현 경찰, 육상자위대 현지 부대, 제2관구 해상보안본부, 센다이 공항사무소 등의 연락 담당자가 속속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피해 상황과 장소가 적힌 문서가 도착하면 대기중인 헬기를 순차적으로 현장으로 파견했다. 현지에서 활동했던 연락 담당자들은 "각 조직 담당자가 함께 모여서 일을 한 것을 처음이지만 조직간 벽은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당일에만 지진 피해 상황 조사 및 구조에 투입된 헬기가 53대에 달했다. 이런 신속한 조치 덕분에 미야기현에서는 도로 두절 등으로 고립된 주민과 관광객 500명을, 이와테현에서는 250명을 조기에 구출할 수 있었다.

   총무성에 따르면 전국의 도도부현(都道府縣)과 정부령 지정시가 보유하고 있는 헬기는 총 71대다. 총무성은 지진 당일 12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13대의 헬기를 사고지역으로 파견했다. 피해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비행이 가능한 헬기는 총동원한 것이다.

   이처럼 당국이 지진 초반 헬기를 대량 투입한 것은 이번 지진처럼 산간지역이 지진 피해를 입었던 2004년 10월의 니가타(新潟)현 주에쓰(中越)지진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총무성이 니가현의 요청에 따라 본격적으로 헬기를 투입한 것은 지진 발생 다음날이었다.

   헬기를 동원해 피해 지역 조사 및 구조에 나선 결과 7개 시정촌(市町村)에서 61개 마을이 고립돼 고정전화는 물론 이동전화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늑장 대응이란 비판을 들어야 했다. 당시 리히터 규모 6.8로 이번 지진보다 강도가 낮았지만 사망자는 40명을 넘었다.

   다만 이번 지진이 오전에 발생했고 날씨도 양호해 헬기를 즉시 투입하는 등 신속한 구조가 가능했지만 주에쓰 지진처럼 야간에 발생했을 경우엔 그 피해가 더 늘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 전국 소방방재용 헬기 가운데 야간에도 동원이 가능한 것은 센다이시, 사이타마(埼玉), 도쿄도만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방재 당국은 야간에도 헬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필요 장비와 훈련을 시행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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