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6일 토요일

중 - 베트남 南沙군도 ‘유전 분쟁’ 격랑


경향신문

중 - 베트남 南沙군도 ‘유전 분쟁’ 격랑

기사입력 2008-07-26 01:06
 

ㆍ베트남 “주권행위” 탐사 강행… 中 “당장 중단” 경고

중국과 베트남의 석유 탐사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고를 무릅쓰고 베트남이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난사(南沙·스프래틀리)군도 부근에서 유전·가스전 탐사를 강행하거나,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최대 석유업체중 하나인 미국 엑손 모빌이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회사인 페트로 베트남과 공동으로 난사군도 부근에서 유전과 가스전 탐사를 추진하면서 중국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정부는 ‘정당한 주권행위’라며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레 중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외국기업과 함께 벌이는 유전 개발은 베트남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정당하게 이뤄지는 주권 행위”라며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모든 유전 개발 프로젝트는 1982년 유엔해양법회의 규정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반대한다”며 페트로 베트남과 엑손 모빌에 즉각 탐사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주재 자국 외교관들을 동원해 엑손 모빌 측에 베트남을 위한 탐사 활동을 강행할 경우 향후 중국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엑손 모빌 관계자는 “베트남 측과 여러가지 탐사 프로젝트를 베트남 연안에서 벌이고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그러나 아직 베트남 측과 구체적 협약에 서명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엑손 모빌은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동남부 푸젠(福建)성에서 합작 정유공장을 지으면서 지분 25%를 투자하는 등 중국 사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 만큼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현재 난사군도 해역에서는 영국 석유회사 BP가 페트로 베트남과 함께 지질 활동 탐사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BP는 지난해 4월 베트남 연안에서 370㎞ 떨어진 난사군도 해역 2군데서 탐사 작업을 벌이다 중국 측의 경고를 받고 한 곳은 중단했지만, 나머지 한 곳에서는 탐사 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남중국해는 면적 230만㎢로 연간 5000만t 이상의 석유가 나는 천연자원의 보고다. 난사군도 등 4개 군도로 이뤄져 있으며 이 중 난사군도는 면적 73만㎢로 베트남과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및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연 평균 석유 생산량이 3000만t에 이르며, 그동안 난사군도 유전에서만 1억여t의 석유와 1억5000만㎥의 천연가스를 채굴해 250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1979년 국경 전쟁을 벌인 데 이어 88년에는 난사군도 부근에서 해상 분쟁을 벌이는 등 영유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베이징 | 홍인표특파원 ip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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