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5화 -전쟁의 서곡-

5화 -전쟁의 서곡-

 

[2005년 4월 20일, 정부종합청사]

 

대한민국은 이날, 간도지방 영유권에 대한 최후 통첩을 실시했다.
한 시간후 중국 대사관측에서 전달된 것은 "絶對不可", 이 네글자였다.

그리고 뒤이어 전달된 중국정부의 입장이 외교통상부를 뒤집어놓었다.

 

"맙소사, 압록강과 두만강변에 군사배치라니?! 떼놈들이 드디어 돌았구먼!"

 

"아직 우리의 군사력으로는 인민해방군의 3개 군구정도밖에 막지 못합니다. 심양, 북경, 제남군구, 최악의 상황에 중국이 남경군구까지 동원한다면 그건 중국의 한국 정복 의미로 보는게 옳겠습니다."

 

"중국이 경제가 뛰어난 우리나라를 그렇게 쉽게 먹을순 없을거야. 또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테고!"

중국이 과연 미친 것일까, 아니면 서방세계에게 먼저 한국을 잡아먹히는게 싫었던 것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때 중국은 어떤방식으로든 한국을 중국에 병합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직까지도 한ㆍ중 양국 역사가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는 문제로 논의 자체가 금지되어있다.

 

한편, 인자성의 오랜 물밑작업은 성공을 거두었다.

국정원 직원들이 훈과 수연을 모셔가기(?) 위해 그들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 앞으로 달려왔다.

물론 이 둘은 재미없고 지루한 수업에 지쳐 꾸벅꾸벅 졸고, 아예 대놓고 엎드리고 쿨쿨 잘도 자고있었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복도 밖에서 나는 소리에 잠이 깬 훈이 정신차리고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아무일 없다는걸 확인한 훈은 다시 자려 하는데 그때 때마침 국정원 직원들이 들이 닥쳤다.

 

"여기 혹시 장훈 학생과 장수연 학생 있습니까!"

 

수업하던 음악 선생은 당황해서 말문이 막혔다.

 

"어? 얘네들 지금 자요."

 

훈은 누가 자기를 부른 것같아 찝찝해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누가 감히 이 장훈님의 단잠을 방해하려 한단 말이냐!!!' 하고 일어나자마자 소리치려했다. 하지만 얘의 문제점은 말과 행동이 엇박자라서 도저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 누가 지금 절 불렀죠?"

 

"당신이 정말 그…아, 아닙니다. 나중에 말씀드리지요."

 

"???"

 

때마침 국정원 직원이 학생들과 선생을 잠시 빼내서 조용해진 교실에서 자기 혼자 꿈나라에 가있던 수연이 일어났다. 그리고 기지개를 폈다. 주변을 둘러봤더니 아무도 없다. 그리고 칠판을 바라봤다. 근데 음악선생이 필기 하라고 적어준게 지워지고 큼지막한 글씨로 다음과 같이 써져있었다.

-우린 널 깨웠다-

'??????'

수연은 책상을 바라보았다. 급하게 찢어서 만든 쪽지에는 칠판과 같은 말이 써져있었다.

'뭐야 이건???'

그 때 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제 일어났어?! 너 정말 사람이 학교에서 이부자리 깔고 자는 사람처럼 잘 수가 있냐? 잠꼬대에 침이나 질질흘리고. 꿈은 좋은 꿈 꾸었어?" 

'메롱이다.ㅋㅋ' 훈은 놀리는게 꽤 재미있었다.

"님아 죽을래요? 그럼 깨웠어야지!"

"칠판이랑 쪽지 못봤냐, 분명히 우린 널 깨웠다. 아아 참, 국정원 직원들이 우릴 찾더라."

"국정원? 거기 사람들이 왜?"

"아마도…우리가 전번에 인자성씨에게 부탁했던 '우리 함대와 통일 한국군간의 연합군 구성과 지원'을 위해 로비 활동을 벌였던 것이 효과를 본 모양이야. 잘만하면, 청와대에 계신 높은분에게 까지…"

"대통령 말이야?!"

"쉿! 애들이 들으면 어쩌려고. 일단 빨리 나가자, 차들이 대기하고 있어."

한편, 밖에서는 아직 쌀살한 날씨에 국정원 직원들이 추위에 떨면서 장훈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요, 인자성 회장님. 그쪽도 우리랑 같이 나와서…"
차안에는 인자성이 히터를 틀어놓고 따뜻하게 있었다. 물론 창문은 살짝 열어놓고.

"싫네. 나는 이제 곧 대통령 각하를 만나야 한단 말일세. 각하께 추위에 벌벌떠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아."

'칫, 기어나오기 싫으니까 변명하기는…어?'

학교 중앙현관에서 장훈 일행이 기어나오고 있었다.

'빨리빨리좀 기어나오지! 얼어 뒤지겠구먼!'

"이거 죄송합니다. 저희들이 너무 늦었죠?"
장훈이 반반한 얼굴을 들이밀면서 나왔다.

'뭐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장훈은 원래 스타일이나 이미지관리에는 관심없었다. 그래서 맨 처음 만난사람한테도 다짜고짜 친한척 들이대는 면이 있었다. 하여튼 타이타닉 함대의 간부들이 한꺼번에 청와대로 불려갔다. 무슨 일인지?

 

[대한민국 대통령 공식 집무실, 청와대]

 

대한민국 제 16대 대통령인 노무현은 얼마전에 탄생한 한국 최초의 함대 간부들을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물론 이 일이 기사화되면 조중동이 '노무현, 청와대에서 수천만원들여 함대 간부들 대접'이란 과장된 기사가 뜰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당분간은 청와대 기자실 출입을 금했다.

 

"각하, 타이타닉 함대의 총사령관과 그 일행이 지금 도착하였습니다."
(수연과 인자성은 이 말 한마디에 엄연히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일행으로 취급되어 조연의 수모를 맛봐야했다는 후문이…)

 

 * * *

 

"제가 여러분을 이 자리에 부른건 다름이 아니라 얼마전에 함북 경원에서 있었던 한국인 살해사건 때문입니다." 노무현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15일에 경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심양군구의 전력 일부가 이동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마 전쟁을 준비 하는듯 싶습니다."

 

"전쟁은 절대로 있어선 안됩니다!" 인자성이 소리쳤다.

이 사람은 전쟁이란 단어에 알레르기가 나는 사람이었다.

그런 자신이 청랑에서 일하는게 원망스러워 이일을 때려칠까 싶었지만 '2012년의 위험성을 모두에게 알리려면 내가 모두에게 말하고 알릴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라는 템푸스 디펜도 대원으로서의 사명감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이 일을 차마 때려치지 못했던 것이다.

 

"귀하의 말씀은 잘압니다. 물론 전쟁은 있어선 안되겠지요. 우리 군의 청랑산 무기 도입은 아직 50%밖에 안됩니다. 절반이란 말이지요. 지금 당장 중국이 쳐들어온다하면 우리 군이 그것을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지…"

 

1950년 10월 25일. 제대로 훈련된 중공군이 당시 전쟁이 한창이던 한반도로 몰려왔다. 수십만의 인민웨이브. 한번의 웨이브가 동북아시아역사를 바꿔놓았다. 노무현도 타이타닉도 이 상황이 다시한번 재연될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우리 군과 타이타닉이 연합한다면, 아주 질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다. 타이타닉의 무장은 100% 청랑산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우리 군보다 효율이 50%는 더 뛰어날 터! 저는 지금 이자리에서 타이타닉과 연합군 구성을 허가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할 것 입니다."

 

"잠깐만요! 이건 국가보장안전회의에서 결정해야되는 것 아닌가요? 그런 중요한 사안을 왜 저희들과 상의하시는 거지요?!" 훈이 당황하면서 말했다. 적어도 이런 국가의 위기와 관련된 사항들은 NSC에서 얘기해야될 것들 이었다.

 

"밑의 장관들과 얘기해봤자 좋은 답변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민해방군의 움직임에 중화함대가 개입했다는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의 함대인 여러분들 앞에서 직접 말하고 싶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지금 한국과 연합을 맺게 되면, 우리 함대도 정치유착형 함대로 분류되나요?" 훈이 인자성을 보며 질문했다.

 

"정치유착형 함대의 기준은 국가로부터의 지원이지 연합으로 정의하는게 아니야. 우린 계속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

 

[같은 시각, 함북 경원]

'쿠르르르'

북방 주둔 통일 한국군의 병력 일부가 두만강변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보이는 이상태세에 대비하자는 것이었다. 그 시각, 타이타닉 함대의 신무기들이 공수되어 배치되기 시작하였다. 대통령은 이 장면을 실시간 전송되는 모니터로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정말 저게 이 지구상에서 개발될 수 있는 것입니까?"

 

"물론입니다, 각하. 인간의 상상력은 현실을 창조하죠. 우린 상상력으로 미래를 창조해냈습니다." 훈이 자신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도대체 뭘 봤길래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대통령이 보고있던 모니터엔 다음과 같은 글자만이 나와있었다.
[전술용 ICBM -HAFNIUM 2kg 사용-]

 

이 당시 순수 지구의 기술로는 하프늄의 에너지를 4~5%정도만 끌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타이타닉은 하프늄의 에너지를 45%이상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괴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이것은 대외에 위협수단으로 밖에 비치지 않았다. 실제적으로 사용된다면 기본으로 수백만명의 목숨이 날라갈 수 있었다. 총사령관은 아직 실험도 거치지 않은 무기를 실전배치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안전성도 보장되지 않고 다루기도 힘든 무기를 국경에다 배치시켜놓았으니 당시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마음을 졸였을게 당연하다.

 

다음날, 심양군구 화력의 절반이 연변 조선족 자치구로 이동 완료되었다. 간도지역은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화약고와도 같았다. 그리고 도화선에 먼저 불을 붙인건, 중국이었다.

"지도부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쪽이 먼저 선전포고 하기로 했다! 모두들 저 가오리빵즈들한테 욕 한마디 하면서 총알 한방씩 머리에 박아라! 안그러면 즉결 사형처분 내릴테니까. 모두 돌격하라! 두만강을 도하하라!"

 

인민해방군의 88식 전차가 얕은 두만강을 도하장비없이 도하하기 시작했다. (88식 전차는 1.4m의 얕은 강에서 도하장비없이 도하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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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함대의 개념>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함대는 보통 국가가 운용하는 군사적 의미로서의 함대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의 가디언(수호자)정도 개념입니다. 함대의 임무는 국가의 개념과는 별개로 민족 수호, 영토 수호, 그리고 2012년에 몰아 닥칠 대재앙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모든 함대는 창설 신고 30일 안에 의무적으로 WFCN에 등록해야 하며, WFCN에 등록되지 않은 함대는 창설 규모가 거대해도 외류(外類) 함대로 취급되어 정식 함대로서의 인정도 못받고 유지도 불가능해져 해체만을 기다려야합니다.

 

WFCN에 등록된 보통의 함대들은 대개 2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는 '정치유착형'함대 입니다. 이 함대들은 대개 경제력, 군사력이 막강한 국가의 도움을 받는 함대를 일컫습니다. 미국의 팩스 아메리카나 함대나 영국의 브리타니아 함대, 일본의 니혼함대와 데이코쿠 함대, 중국의 중화함대등 전 세계의 주요 함대들은 모두 정치유착형 함대입니다.
-둘째는 '독자행동형'함대 입니다. 이 함대들은 규모가 거대한 글로벌 기업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희귀한 케이스로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고 행동하는 함대도 이 쪽으로 분류합니다. 청랑의 지원을 받는 타이타닉 함대와 아무런 지원도 받지않는 루시타니아 함대도 여기에 속합니다.

 

또 함대들은 의견이 통하는 함대들끼리 뭉치기도 하는데, 여기에선 이것을 '함대 연합'이라고 지칭합니다.
전 세계의 함대 연합들 중 가장 큰 세력을 자랑하는 것은 역시 초강대국들의 함대들로 구성된 SPFU, 초강 함대 연합입니다. 이 와는 별개로 함대의 발상지인 영국에서는 SPFU를 벗어나 다른 모임에 들어가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영국에 기반을 둔 CUF(Cunard Union Fleet, 큐나드 연합 함대)와 타이타닉이 창설한 WSUF(White Star Union Fleet, 화이트 스타 연합 함대)가 있습니다.

 

함대의 발상지인 영국은 전 세계 함대들의 문제점이 10년정도 일찍 나타나고 있습니다. 브리타니아 함대는 2005년 초반에 벌어진 영국 사상 최대의 비자금 횡령사건에 휘말림으로 인해 이미지가 실추되었다는 설정입니다.

 

보통 국가의 국력의 순위와 그 국가가 보유한 함대력의 순위는 거의 일치합니다. 2005년 현재 팩스 아메리카나 함대가 함대 서열 순위 중 1위를 차지합니다.

 

연대표에서도 보이듯이 한국은 이미 통일되어가고 있고 안정된 경제로 IMF를 겪지않은 아시아의 유일한 국가이며 동북아시아의 새 강자로 급부상중인 나라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함대를 보유하지 못해 국럭은 현 역사에서의 한국과 별반 차이 없습니다. G9는 경제적인 이유에서만 구성된 것이지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국가들은 초강함대연합 SPFU에 속해있는 강대국입니다. 타이타닉과 루시타니아는 SPFU에 속하지 않은 함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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