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2005 동북정벌 1화(6화)

6화 (2005 동북정벌 1화)

 

청와대에서 국경의 상황을 지켜보던 대통령과 타이타닉 일행들은 그 자리에서 굳고 말았다. 중국이 대대적으로 외국에 대한 침공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만의 청천백일 함대가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저희 함대에 지원을 요청해왔습니다. 니혼함대는 무슨일 인지는 모르겠지만 응답을 하지 않습니다. 팩스 아메리카나 함대는 수수방관하는 입장입니다. 어째서…" 훈이 주변 함대들의 태도에 경악했다.

 

사실상 세계가 중국의 침공을 묵인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민해방군은 소수의 전력만으로도 남쪽으로의 진격을 계속할 수 있었다. 단둥에서도 격렬한 전투가 지속되었다. 평북 자성군은 이미 인민해방군의 손에 떨어졌다. 이 곳은 북한 인민군과 한국군의 전력이 교환되지 못한 곳 이었다.

 

함북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던 통일한국군은 패퇴를 거듭하며 전선은 남쪽으로 내려갔다. 이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전력의 불균형적 배치때문이었다. 애당초 한국은 서쪽 평야지대로 중국군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그 곳에 전력을 모았지만, 똑같은 국경지대임에도 불구하고 동쪽 국경에는 전력을 모으지 않고 관리를 소홀히 했다. 온성과 경원, 종성군은 완전히 포위됐고 경흥·회령·부령·무산군이 중국군의 손에 넘어갔다.

 

이런 것 외에도 한국군이 패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기술을 창조하는 기술'의 일부가 유출되어 중화함대가 사용한 것이었다.
주범은 루시타니아 함대였다.

 

[2005년 4월 21일 UNTERBERG(루시타니아 함대의 비밀 기지-본부-)]

 

"저기, 네가 판단을 잘못한거 아냐, Lusitanicus⑴?"
베를리니아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저들이 갖고있는 기술로는 한국군은 이길 수 있겠지만 우리는 쓰러뜨리지 못할겁니다. 가지고 있는 기술의 양이 우리쪽이 더 많은데 어떻게 우릴 이길수 있겠어요? 저들을 물리친 뒤에 그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우리가 가서 살면 영토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우리는 국가의 위기를 구한 함대로서 찬양되어지겠죠."

 

"말도 안돼. 함대법에 써져있는걸 너도 봐서 알거아냐?! 분명히 이런짓을 하는 경우엔 영구제명처분에 함대를 해체해야할지도 모른다고!"

 

"법을 지키면 바보되는게 이 세계입니다, 베를리니아. 당신이 살던 미래와는 완전 딴판의 세계라고요. 법을 지키면 손해, 돈만 있으면 모든게 해결되는 사회. 有錢無罪, 無錢有罪(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겁니다. 이러니까 누가 법을 지키고 수호하려 하겠냐고요. 개개인들도 이 문제는 손뗀지 오래입니다. 법을 지키면 바보고 바보들만 법을 지킵니다. 하……"

 

"……"

베를리니아는 할말이 없어졌다. 모두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베를리니아는 이 시대의 인간들이 더럽고 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

 

"민족의 고토를 다물해야 하니까요. 타이타닉도 똑같은 생각일겁니다."

 

"민족의 고토? 그건 또 뭐하는 거냐?"

 

"민족의 지보 한단고기에 나와있어요. 유명한 역사책이니까 한번 읽어봐요.

그 책에 우리나라가 나아갈 미래비전이 제시되어있어요."

 

"흠…그래? 내가 전에 살던 곳에서도 그책이 유명했지, 굿니스에서 6천년전에 발간한 역사소설이라며?"

 

"소설이라뇨? 엄연한 역사책이라고요!"

 

'흥, 니가 고자됐다는 소리랑 다를게 없잖아. 이래뵈도 난 전에 역사교수로 불릴만큼 역사를 잘 알았다고.'
베를리니아는 치를 떨었다. 자신이 역사를 전공하던 시절, 굿니스에서 황당무계한 역사책이 발견되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내용은 가관이었다. 과거에 환국이란 나라가 있었는데 그 영토는 만리가 넘었다느니, 수메르의 원류는 환국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이미 역사적으로도 환국은 없었음이 확인되었다.(78세기경 굿니스에서 프로핏을 보내기 전 시험으로 타임머신을 잠깐 가동했었는데, 혹시나 해서 환국조사프로젝트도 진행되었다. 넘어갔다 온 사람들의 말로는 당시 동북아시아 일대는 여러개의 부족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태백산의 단군이 웅족과 호족을 통합하는 시기라고 했다. 물론 환국은 없었다.)

 

'환빠에게 걸려도 단단히 걸렸구만, 하…'
말로만 듣던 환빠와 직접 대면하게 되다니. 환빠를 만났을땐 역사얘기는 무조건 피하라는 말을 들은 베를리니아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 

 

"그, 그래. 근데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쩔 생각이지?"

 

"모두 죽인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당신도 당신이 가져온 기술의 진정한 힘을 깨닫지 못했나보군요?"

 

"뭐?!"

 

"전 그 안에서 미래를 보았습니다. 그걸 이용하면 되는 일입니다."

베를리니아는 식겁했다. 중국인이라는 인종 분류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인구수가 한꺼번에 죽은일로도 기록될 일이었다.

 

'맙소사…이게 진정한 악인가, 바이스보다 더 악해…'

 

[같은 시각, 타이타닉 함대 지하본부]

 

"일단 한국군과 연합군을 구성하는 목적은 성공했는데 그것만으로도 중국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고 있어. 근데 넌 꼭 이런 상황에 그걸 해야겠냐?" 인자성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왜요? 돈이랑 기술도 충분한데 '그걸'못할 이유가 어딨나요?" 훈이 대답했다.

 

"'G-Class'⑵랑 'M-Class'⑶건조계획을 한꺼번에 실행하려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거야! 두 계획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실행하는 순간 우리 청랑은 파산하고 말거야! 차라리 X-F17⑷을 더 달라고 해라. 말만 하면 더 줄 수 있으니까."

 

"기술도 충분한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어디있습니까!"

 

"돈이다, 총사령관. 이 세상은 돈으로 돌아가는거야.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돈이 많으면 사람들이 개미처럼 꼬이고, 머리가 좋아도 돈이 없으면 사람들은 멀리하게 되지. 넌 아직 이 세계의 원리원칙도 못 깨우쳤으면서 총사령관이 된거지? 네가 이 세계의 사람이라면 이 정도쯤은 알아둬야지."

 

"!!!"

 

"-삐빅! 중화함대에서 연락입니다. 화상 통신을 요청해 왔습니다. 연결해드릴까요?"

 

"중화함대? 한번 연결해봐!" 인자성이 말했다.

본부 중앙 사령실의 커다란 모니터에 중화함대 함장 저우문라이(周雯來)의 기름진 얼굴이 비쳤다.

 

"이거, 첫만남이지요, 타이타닉 총사령관?"
저우문라이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훈은 내심 당황하였다. 그래서 존댓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군요. 서로 통성명이나 합시다. 제 이름은 장훈이라고 하고 직급은 총사령관입니다. 그쪽은?"

 

"이름은 저우문라이, 제 직급도 총사령관입니다. 자, 이제 본문으로 들어갈까요?"

 

"그러시든지요."

 

"지금 우리 중화의 영토를 침범한 행위에 대해 저희 중화함대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게 뭔소리래? 자기네가 먼저 쳐들어와놓고선 우리에게 그 죄를 덮어씌우려는 건가?

 

"그게 무슨소립니까? 저희는 귀국의 영토를 침범하거나 공격한적이 없습니다!"

 

"아닙니다, 귀국은 벌써 우리의 영토를 침범하셨잖습니까? 북조선말입니다."

 

"???"

 

"오래전 우리 중화의 변방국중 하나인 고구려가 북조선과 동북일대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아실겁니다. 우리는 그 영토를 되찾고자 할 뿐입니다."

훈은 갈수록 이해하기가 힘들어졌다. 언제부터 고구려가 중국의 변방국이 된거지? 이게 설마, 동북공정의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

 

"잠깐만요, 고구려 역사는 한국 역사지 중국 역사가 아닙니다!"

 

"흠…당신들도 벌써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훔쳐갔잖습니까?"

 

"예?"

 

"공자가 한국인이라는 말과 만리장성이 사실 한국의 성이었다, 이런 말도 안돼는 소문들이 지금 중국내에 무수하게 많이 퍼져있습니다! 우리도 그에 대응해서 동북공정을 실시한 것뿐인데 뭐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실제로 동북공정은 중국이 환단고기와 한국내 재야사학계에 자극받아 추진된 프로젝트라는 말이 있다.-

 

저우문라이는 막무가내로 나갔다.

 

'괜찮아, 우리는 핵까지 보유하고 있으니까!'
보통의 시각이라면 핵을 보유한건 중화함대가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사실, 저우문라이는 국가와 함대를 동일시하여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보면 틀렸다. 함대도 핵을 보유할 수 있다. SPFU소속의 함대들은 모두 핵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걸 가리켜 NF, Nuclear Fleet이라고 칭한다.

 

"지금 핵을 보유 하고 있다고 막나가자는 거지요? 좋습니다. 우리도 막나가도록 하지요. 보통 전시에 '이런 강력한 폭탄'은 수도에 투하되지 않았습니다. 2차대전당시 도쿄의 전례가 그러했죠. 그대신 도쿄는 대공습으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타이타닉 함대에서는 그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방법을 택하진 않겠습니다."

 

"서, 설마?! 당신들은 핵이 없을텐데?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닐텐데?"

 

"중화함대와 인민해방군에게 전합니다. 지금 이 시간부로 한국영토에서 철군하지 않으면 베이징과 중국 내 주요도시들에 GOAB가 투하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을 이 지도상에서 지우겠습니다."

 

"지, 지금 최후통첩을 하는 것이냐?! 감히 쬐끄만 나라 주제에 어디서 우리같은 대국의 머리 위에 기어오르려하느냐!" 흥분한 저우문라이의 말투는 반말투로 바뀌었다.

 

"헬게이트 인 베이징을 보여드리지요." 훈은 저우문라이의 말을 무시하고 말했다.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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⑴Lusitanicus : 루시타니아 함대 총사령관의 별칭. 진짜 이름은 밝혀지지 않음

⑵G-Class : 타이타닉에서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지구 최초의 우주전함.

⑶M-Class : G-Class의 풀옵션+거대형

⑷X-F17 : 청랑이 개발한, F-22를 뛰어넘는 유일한 스텔스 전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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