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6일 월요일

1화 -INITIUM-

이 이야기는 자신에게 소중한것을 지키기 위해,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 나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한치앞을 모르는 미래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1화 -INITIUM-

 

인자성은 불시착으로 부서진 타임머신 안에서 일어나려 애쓰고 있었다.

 

"젠장할...모든게 부서지고 날라가 버렸으니 나는 어떻게 돌아간다냐...
그래도 이 가방만은 지켜내서 다행이지."

 

인자성은 출발 직전에 받았던 가방을 껴안으면서 다행스러워했다.
가방겉에는 시계가 붙어있었다.

 

"그러고보니, 지금이 몇년인지는 알아야겠지?
아, 2007년 7월 7일에 착륙하기로 했는데, -2년 이라면..."

 

-Date : MMⅤ/Ⅲ/Ⅸ, ⅩⅢ : ⅤⅩⅤ(PM Ⅰ:ⅤⅩⅤ)-

 

"??????!"

 

위 라틴어숫자로 적혀진 것을 풀이 해보면 다음과 같다.
-시간대 : 2005년 3월 9일, 13시 55분(오후 1시 55분)-

 

"2년 4개월이나 빗나갔잖아! 바이스(Vice, 악)놈들, 대체 무슨짓을 한거야?!"


실상은 이렇다.


[30분전, Tempus Caverna(시간의 터널)]

 

[선의 시공간도약장치 T-7777s2]

 

-경고! 미확인 도약 장치 발견! 소속은 악입니다. 공격가능성 100%!-

 

"공격이라고?"

 

-쿠웅-

 

"크아악! 저놈들이 우리 선체를 공격하고있어!"

 

[악의 시공이동군단, VSLC(Vice Space-time Locomotive Corps)제1 함선 Times Oceania]

 

"어떻게든 저 굿니스(Goodness, 선)의 프로핏(Prophet, 선지자)을 없애야만한다!
총공격을 퍼부어라, 위대한 바이스의 제군들이여!"

 

"Yes, Sir!"

 

"Sir, 저 기체의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현재 초당 29년, 29YK(Years Kilometer)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본 함체의 속도로 따라잡기엔 무립니다!"

 

"위대한 바이스의 VSLC가 고작 저런 굿니스의 조그만 프로토타입의 기체한테 질수는 없다!

최대 속도로 따라 잡아라!"

 

"알겠습니다! 네오-스페로막 타입 누클리어 퓨젼 제너레이터, 최대출력!"

 

수천년째 이어져 내려오던 스페로막 타입 핵융합로를 바이스의 기술력으로 혁신적으로 개조한
NSNFG(Neo-Spheromak type Nuclear Fusion Generator)가 빠른 속도로 가동되었다.

 

-Sir, 현재 본 함은 초속 26YK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래, 그렇지! 이제 저 기체를 따라잡아 굿니스의 프로핏을 없애고 우리가 과거를 지배하는거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함장은 너무 흥분해서 자신이 즐겨보는 소설 '1984년'에서 나온 대사를 내뱉었다.

 

"Sir, 그러면 앵커리지 조약*을 어기게 됩니다."

*앵커리지 조약 : 3708년 바이스의 앵커리지에서 치뤄진 정전협정의 결과물이다.
위 조약은 선과 악의 대규모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얼마되지 않아 휴지조각으로 전락해버린다. 하지만 형식상으로나마 조약은 지켜야 했다.

 

"그 휴지조각? 그거 갖다가 내 뒷간에다가 놔라! 휴지조각을 휴지로 쓰지 않으면 휴지가 억울해 한다!"

 

"하하하하하! 함장님의 개그센스는 대단하십니다!"

 

크루들은 크게 웃어댔다. 하지만 함장도 뭔가 꺼림칙한것이 있었는지 명령을 바꾼다.

 

'잠깐...그래도 일개 함장이 비록 휴지조각이라지만 수천년간 전해온 조약을 무시하면
우리 위대한 바이스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되는거다. 내 명예에도 심각한 스크래치가...

그래선 안되지, 안돼.'

 

"크루들은 모두 들어라! 아까 전에 말은 장난이었다!"

 

"-예에에??? 에이, 재미있었는데."

 

"앵커리지 조약을 준수하는 우리 바이스는 공격을 중단하고 이만 물러나기로 한다.
모든 일은 뒤에 오는 우리의 바테스(Vates, 역시 선지자란 뜻을 갖고 있다.)와 시공구축함에게 맡긴다."

 

"그럼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가는겁니까?"

 

한 크루가 분한듯 소리쳤다.

 

"아니다. 적어도 굿니스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도록 해야한다. HTT*를 놓도록."

 

"Yes, Sir!"

 

*HTT(Hindrance to Time Transfer, 시간 이동 방해물) :
시공간을 도약하는 기체에 이 장치를 부착하면 해당기체의 시공간 조절 기능과 이착륙기능에
심각한 데미지를 주어 원하던 시간대로 가지 못하게 하는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사용이 금지되었으나 바이스, 특히 미국은 불법으로 이 기계를 양산해
굿니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있었다.

 

"HTT를 발사했습니다!"

 

"좋아, 그럼 우리는 우리의 프로핏에게 모든것을 이관하고 철수한다!"

 

"Yes, Sir!"

 

템푸스 카베르나에 투하된 HTT는 앞에 있던 T-7777s2에 부착되어
강력한 네오티타니움으로 이루어진 표면을 부수고 시공간 조절 기능칩과
이착륙 담당 프로세서에 순간적인 과부하를 일으켜 연계된 기능들을 망가뜨렸다.

 

T-7777s2의 안에선 인자성이 혼란에 빠져있었다.

 

-악의 공격으로 인해 예정착륙지에서 벗어났습니다! 추락합니다!-

 

"뭐라고? 조금만 더 버텨봐! 지금은 예정에서 얼마나 벗어났지?!"

 

-본래 도착 예정 시간대인 2007년의-2년 입니다-

 

"?????????"

 

-쿠웅-

 

-시스템의 정상작동이 불가능합니다. 비상 시스템으로 전환합니다.-

 

"끄아아아!!!!"


당황한 인자성이 조종능력을 상실하고 논에 추락한 그 시각,
추락한 곳 인근의 중학교는 학기초의 어색함과

종례시간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몰려오는 긴장감으로 가득차있었다.


[2005년 3월 9일, 대한민국 경기도 하남시의 남한중학교]

 

수학 시간

 

'나는 지금이 제일 좋다. 친구들에게 놀림받는것이 초등학교 때보다는 그나마 덜하니까...'

 

교실 뒷편에 한 소년이 수업은 안듣고 책에다가 낙서하면서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역시 이 함선의 크기는 150M가 좋겠지? 트라이포드도 높이가 50M에 달하는데

접어서 넣으면 더 많이 들어갈테니까...'

 

"어이, 거기 뒤에 너!"

 

"네?!"

 

"딴청 피우지말고 나와서 여기 2차 방정식좀 풀어봐라."

 

"예?! 아니, 저...전..."

 

"못풀겠다면 딴청피운 벌로 저기 교실 뒷편에 나가서 서있어!"

 

'\@&%$~/* 젠장할, 나도 못푸는 문제를 갖다가 풀라고 하면 어쩌자는 거야???'

 

교실의 모든 아이들이 큭큭대며 웃었다.

 

소년은 속으로 '개새들, 니네는 잘푸나 보자...' 라고 욕하고 있었다.

 

"그럼 3번째 줄에서 4분단의 오른쪽편이 나와서 풀어보세요."

 

'주특기 나왔구만, 수학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아무나 찍기...'

소년은 혼자말로도 못하고 마음속으로 선생을 비웃엇다.

 

"저요?" 하고 한 여학생이 손들었다.

 

"그래, 이 문제 풀수 있겠니?"

 

"그게...저...잘...모르...겠는데요."

 

"손바닥 한대 아니면 쟤처럼 뒤에 나가서 서있을래?"

 

소녀는 뒤를 돌아보더니 "그냥 나가서 서있을게요." 라고 대답했다. 맞는건 누구나 다 싫어하니까.

 

"그럼 책들고 나가서 둘다 열심히 공부하도록. 아, 참고로 5분남았다."

 

---

 

"어이, 너 말이야, 그 유명한 미스터 훈 맞지?"
소녀가 소년에게 물었다.

 

"으...응. 내가 그렇게 유명했었나?"

 

"작년 1학년때 축구시간에 헛발질을 너무 많이해서 '헛발질 대마왕' 이란 별명도 붙고,
수업시간에 무단이탈, 무단조퇴에 자기 마음대로 체험학습까지 갔다왔다며?"

 

"그, 근데 거기 내용중에는 사실이 과장된것도 많아..."

 

"흐음, 역시 미스터 훈은 변명솜씨도 남다르단 말이야...아, 장난이야, 장난."

 

"근데...우리 아직 통성명도 안하지 않았나?"

 

"아, 내 이름은 장수연이야. 너랑 동성이네? 장훈."

 

"뭐? 아, 그러고 보니 너 덕풍초 나왔지?!"

 

"그래! 나 너랑 6학년때 같은반이었잖아, 기억 안나?"

 

"미안, 초등학교때 기억은 거의 없어서."

 

"뭐? 제작년일인데도 기억못해? 아, 이제 종 칠시간 다됐다!"

[딩동댕동~동댕딩동]

 

---

 

종례는 학기초에는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수요일은 4교시라서 일찍 끝나는 날인데

선생이 20분이나 끌어먹었다.

 

"자, 이것으로 종례는 모두 마치겠어요, 그럼 반장이 인사."

 

"차렷! 선생님께 대하여 인사!"

 

"수고하셨습니다!"


"장훈, 같이 가자!" 수연이 혼자가려던 훈의 가방끈을 잡았다.

 

"어?! 뭐라고?!"

 

"같이 가자고. 너 혼자만 쓸쓸하게 걸어다니는거 좋아해?"

 

"아니...그런건 아닌데..."

 

"그럼 같이 가자."

 

"어...알았어..."

 

---

 

[학교뒤 논]

 

"훈아, 여기 논밭도 얼마 있으면 모두 사라진대. 알고 있니?" 수연이 뜬끔없이 질문했다.

 

"저기 풍산에 학교옆에 에코타운보다 더 크게 짓는대. 그리고 우리가 서있는 이 자리도 곧 사라지겠지."
훈은 기대했단 투로 말했다.

 

"근데 이리로 데리고 온건 뭐야? 우리집은 덕풍동인데 너네집도 덕풍동 아니야?"

 

"그렇지만, 내가 너를 여기에 부른건......"

 

"뭐?"

 

"사실은...초딩때부터 말하고 싶었던게 있는데...난...너를..."

 

"......"

 

뭔가 막 무르익으려할때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면서 큰소리로 방해했다.


-쿠오오오…씌우우우우웅!-


"뭐지? 운석인가!" 훈은 떨어지는 그것을 보기 위하여 달려갔다.

 

얼굴이 달아오른 수연은 하늘에 대고 "이 바보 멍청아!" 라고 소리쳤다.

 

"어? 우리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데? 수연아, 피하자!"

 

"어, 그...그래!" 하는 순간 몇십 미터 뒤에 그것이 떨어졌다.


-쿠와앙!-


"으아아아!!!!"
두사람은 충격파로 모두 나가 떨어졌다.

 

"뭐야 저건, 저게 뭔지 알아, 훈아?"

 

"생김새를 보아 아무래도 운석은 아닌것 같아. 조금더 가까이 가보자."


-피시이이이이…-


"이건 뭐지? 겉에 '물리ㆍ논리적 시공간 다차원 도약 기술 장치 T-7777s2'라고 적혀있는데?
시공간 다차원 도약이라면 설마...진짜로?" 훈은 '만약에 이게 진짜라면'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모두 눈에 보이는 진짜다..." 웬 남자가 수상한 기체에서 기어나왔다.

 

"뭐, 뭐야! 당신은! 어...어느시간대에서 왔지?!"

 

"참 SF에 관심이 많나보구나, 아. 나는 굿니스의 템푸스디펜도(Tempus Defendo) 수석 대원이자
이 나라와 지구의 프로핏이 될 인자성이라고 한다."

 

"굿니스? 템푸스디펜도? 프로핏? 당신 어디 시간대에서 왔냐고요?"

 

"까마득한 먼 미래지. 아주 까마득한 미래..."

 

"당신이 타고온 이 기체만 봐도 이해가 되는군요."

 

"그나저나 너희들의 이름은 뭐지?"

 

"저는 남한중학교 2학년 2반 장훈이라고 해요. 저기 옆에 있는 여자애는 같은반인 장수연이라고 해요."

 

"아..안녕하세요..." 겁 먹은 수연은 좀처럼 다가오지를 못했다.

 

"응, 근데 어쩌나...너희 둘이 내 모습을 봐버렸고, 난 원래 가려던 시간대를 지나쳤으니 하아...젠장할..."

 

"그럼 비밀로 해드릴게요. 괜찮죠?" 훈은 얼른 피하고 싶은듯 했다.

 

"아니야. 나도 '그걸' 안하게되서 천만 다행이지 뭐야..."

 

"뭐라고요, 인자성씨?"

 

"너희같이 싱싱한 중학생들이 둘이나 있는데 왜 내가 '이걸' 해야하는지 모르겠어."

 

"잠깐, 서...설마 혹시 만화같이 그렇고 그런건 아니...겠지요?"

 

"ㅎㅎㅎㅎㅎ"

 

"말도 안돼......"

 

"그럼 이 물건을 보고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인자성은 자신이 들고온 가방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윽, 눈부셔! 이 수정구슬같은건 대체 뭐에요?!"

 

"여기에 손만 대봐, 너희가 아무상상이나 하면서 손대면 재밌는 일이 일어날거야."

 

"싫어요!" 하고 수연이 소리쳤다. "우리가 저 위험해 보이는 물건을 만질 이유가 뭐죠?"

 

"ㅎ, 괜찮아. 위험하다면 왜 내가 이걸 두손으로 들고 있겠나고."

 

"아...알았어요. 그럼 만져보기만 할게요."

 

인자성은 속으로 '그래, 너희가 나대신 이 세계를 구해줘라!' 하고 외쳤다.

 

훈과 수연은 빛나는 수정체에 손을 댔다.

 

'됐다!' 인자성은 근심이 해결되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근데...아무일도 안 일어나잖아?" 훈이 실망했다는듯이 말했다.

 

그 순간, 또 다른 무언가가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저건 또 뭐야! 인자성씨, 당신이 끌고 온건가요?" 훈이 소리쳤다.

 

"아니, 저건 악, 바이스의 프로핏이야!"

 

"바이스?!"

 

지상으로 추락하는 기체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낙하산을 펴고 하늘위로 올라갔다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얘들아, 아무래도 큰 싸움이 벌어질 것 같다. 잘들어, 자신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때,

너희 주머니 안에 핸드폰을 꺼내."

 

"핸드폰이라뇨, 난 핸드폰이 없는...어?" 훈이 주머니를 뒤적이다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이건...설마가 사람잡는구만...'

 

"그걸 꺼내든뒤에 하늘위로 올림과 동시에 슬라이드를 열어서 'Progressus Initium!' 이라고 외쳐.
그뒤는 자동으로 진행하니까 걱정하지말고."

 

"원래 당신이 해야하던일이 이거 아니...아니 그럼, 당신이 맡았던 일을 우리보고 시키는거라고요?"

수연은 억울한듯 소리쳤다.

 

"미안, 이런일은 29먹은 늙은 나보다 너희들이 더 잘어울릴것 같아서.
그럼 나는 저기서 지켜보마!" 인자성은 뒤도 돌아보지않고 도망쳤다.

 

"저런 겁쟁이가 어떻게 여기에 오게된거지?" 훈이 기분나쁜듯 말했다.


순간 바이스의 기체가 -쿠우우웅!- 소리를 내면서 추락했다.


"으아아, 처참히 부서졌는걸...어? 저건?!" 하늘을 올려다 본 훈이 말했다.

 

하늘에서는 바이스의 프로핏이 내려오고있었다.

 

"여기가 굿니스의 땅이다...안녕하신가, 꼬맹이들?"

 

"당신은 뭔데 아는척이야!"

 

"나는 위대한 바이스의 제 13대 바테스, 로트실트 폰 베를리니아 2세라고 한다.

그냥 베를리니아라 부르렴."

 

"악의 선지자..."

 

"너희가 방금 '그걸' 만지는걸 봤다. 얼마나 만졌지?"

 

"한...4초에서 7초? 그정도..." 훈이 말했다.

 

"젠장할, 그럼 너희를 없애야겠다."

 

"네?!"

 

"악의 힘을 맛보거라! 가랏, 파이로 큐뮬러스(Firo Cumulus)!"
베를리니아의 손에서 거대한 화염적란운이 튀어나왔다.

 

"우린 그런맛 보기 싫거든요! 으아아아!"
훈과 수연은 거대한 용같은 적란운을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이 핸드폰을 써보자, 일단 이 상황을 피할수는 있겠지!" 훈이 소리쳤다.

"

잠깐만, 무슨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끼야아! 깜짝이야!"

파이로 큐뮬러스가 수연의 바로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빨리 핸드폰을 들어! 간닷, 프로그레수스 이니티움!"


그 순간 주변에 모든것이 밝은 빛에 휩싸이고, 베를리니아는 순간적으로 눈이 멀었다.
빛의 중심에선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훈과 수연은 일시적으로 템푸스 카베르나에 빨려들어갔다.


"후와아, 이 터널은 뭐지? 방금전에 우린 논에서...흐앗!" 훈이 놀라서 소리쳤다.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저절로 말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Metamorphosis!"

 

78세기의 기술이 순간적으로 시공이동기술과 마력기술에 접목되었다.
자신의 속성이(물이면 물, 불이면 불) 몸을 휘감으면서 메타모르포시스가 일어났다.

 

변신을 거치면서 둘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누구의 상상에 이런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둘에게는 검소하지만 아름다운 제복이 입혀졌다.
선의 정식명칭이 둘러쳐진 선의 로고가 왼팔에,
오른팔에는 팔각형의 방패와 두개의 칼이 겹쳐진 템푸스 디펜도의 로고가 새겨졌다.

 

마지막에 외치는말은 아마도 훈이 상상했것이다.
훈은 "내앞을 막는자 무사치 못하리! 큐어 이테르나 데 타이타니카!"
수연은 "하이드랜스는 정의의 화염앞에서 불타오르리! 큐어 이그니스 데 타이타니카!"

둘은 메타모르포시스를 마치고난뒤 이렇게 외쳤다.
"우리들은 타이타닉!"

 

빛이 사라진뒤, 베를리니아는 선의 전사들을 보았다.

"저건..."

 

둘은 동시에 "내가 방금 뭐라고 말했지?" 라고 외쳤다.

 

"타이타닉?! 그 침몰한배? 훈아, 그거 니가 생각한거지?" 수연이 물었다.

 

"이 의상은 너가 생각한거 아냐?!" 훈이 되받아 쳤다.

 

"난 지금 상황이 만화같길래..."

 

베를리니아는 저 둘이 자기를 무시하는것 같자
"야 이것들아! 나는 안중에도 없냐!" 하고 소리쳤다.

 

"당신이 선제공격을 했으니까 우린 그럼, 이걸로 당신을 해치울게요." 훈이 말했다.

 

"응? 뭐라고? 니상상에만 존재하는걸 내가 어떻게 알아?" 수연이 말했다.

 

"이런류의 만화에선 자신의 공격이나 기술을 몰라도 저절로 어떻게든 하게되있지."

 

"???"

 

"그럼 공격한다! 간다아, Aqua Fluctuationis impugnatio!"
[-쿠와아아-]

 

훈의 손에서 엄청난 파동이 발생해 베를리니아를 공격했다.

 

"크흑! 내가 이정도로 밀리다니, 바이스에서도 유능한 인재로 손꼽히는 내가!"

베를리니아가 공격을 계속 받으면서도 기운은 남아있었는지 큰소리쳤다.

 

"장훈, 멈추지마! 나도 간다! Ignis Fluctuationis impugnatio!" 훈과 함께 수연도 공격을 시작했다.
[-후와아악-]

 

물과 불이 베를리니아쪽으로 휘감겨 오면서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Morpheus!" 훈과 수연이 동시에 소리쳤다.

 

'강력한 저 굿니스의 힘은 내가 막을수 있는게 아니야! 도망치자!'
베를리니아는 파동을 피해 하늘높이 사라졌다.

 

"도망친건가?" 훈이 중얼거렸다.

 

"이제야 끝났네, 어때, 할만 하지?" 도망갔었던 인자성이 어느새 기어나왔다.

 

"우리에게 이런일을 시켜놓고 좋던가요, 인자성씨?" 수연이 억울한듯 소리쳤다.

 

"이 변신을 풀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하고 훈이 물었다.

 

"그건, 오른팔에 그 로고를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돼."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변신이 풀렸다.

 

"이 슈트는 너희에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거니까 니네가 알아서 해야돼.
그리고 이미 너희의 수명도 정해졌어. 이 '기술을 창조하는 기술'에 의해."

인자성은 아까전의 수정체를 꺼내들었다.

 

"이게, '기술을 창조하는 기술'이라고요? 맙소사, 내가 생각했던게 진짜로 있었을줄이야..."

훈이 중얼거렸다.

 

"그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고맙다, 얘들아."

 

"마침 심심했는데 잘됐네요. 이런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수연이 말했다.

 

"그래? 하하하하하!" 인자성이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근데 수연아, 아까전에 하려던 말이 뭐야?" 훈이 물었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하하하..."수연은 쓴웃음을 지었다.

 

수천년전 인류가 살고있었던 태양계 제3행성, 지구.
아무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투쟁을 시작했던 그해, 2005년의 봄에
전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하남시 라인아파트 건너 신도로 버스정류장.]


오늘 전투에서 패배한 베를리니아는 버스정류장에서 하염없이 앉아있었다.

 

"젠장할..."

 

그때 저 멀리서 우울해보이는 한 학생이 걸어왔다.
베를리니아는 자기 앞을 지나가던 그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베를리니아는 바이스의 '기술을 창조하는 기술'이 담긴 수정체를 꺼내들면서 말했다.

 

"어이 이봐, 자네 재미있는것 한번해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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